★요리조리 따져보는 발 건강학
60세 된 ‘발’은 평생 지구 네 바퀴 정도인 16만여km를 여행한다. 오늘도 가장 밑바닥에서 보통 자기 몸무게보다 20%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하는 발은 피.곤.하.다. 어떻게 관리할까?
발은 제 2의 심장
발은 걷는 동안 심장이 뿜어낸 피를 인체의 가장 밑바닥에서 펌프질해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기관이다. ‘발 건강은 곧 전신 건강’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최근 미국 족부의학협회(American Podiatric Medical Association)의 보고에 따르면 60대의 약 53%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의 발 통증을 갖고 있었다.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이영구 교수는“많은 사람들이 발에 무관심해 발의 통증 정도는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며“발에 나쁜 습관이나 질병 등을 알고 개선하면 발의 통증이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무거워서 발바닥이 숨을 쉴 수가 없어요
발은 자신의 몸무게의 120%의 하중을 받는다. 체중이 70kg이 나가는 사람이 살짝 점프하면 약 85kg의 몸무게가 실리는 것. 1km를 걸으면 발은 16t의 무게를 지탱하는 셈이다. 마라톤, 등산, 조깅등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8시간 이상 오래 서 있거나,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발을 가진 사람도 문제.
발의 큰 근육은 압력에 잘 견디지만 아치밑과 발가락 사이의 작은 근육은 압력을 잘 못견뎌 발의 피로가 발생한다. 발의 피로와 통증이 지속되면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족저근 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비만한 사람은 발의 아치(발바닥에 오목한 부분)에 체중이 많이 실리기 때문에 자주‘발 피로’를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이힐은 이제 그만
구두 굽이 3cm 이상인 하이힐을 신었을 때, 체중은 앞으로 쏠려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가락 부분으로 몰리게 된다. 발가락에 압력이 가해지면 발가락 신경이 부풀어 오르는‘신경종’을 겪을 수 있고, 발가락이 가운데를 향해 구부러지는‘망치발’, 끝이 뾰족한 하이힐을 신을 때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꺾이는 버선발 기형 ‘무지외반증’등으로 발 모양이 변형될 수도 있다.
한번 변형된 발은 수술 외에 원상회복이 매우 어렵다. 하이힐은 관절이 항상 꺾인 상태로 있기 때문에 발뿐만 아니라 아킬레스건이 짧아져 발의 추진력이 감소 하고, 허리가 앞쪽으로 휘어지는 자세로 있어 요통을 동반할 수도 있다.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신는 것이 발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는다. 힐(heel)의 길이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며 신고, 또 발바닥 앞쪽에 푹신한 부위가 있는 신발을 사용한다. 굽이 조금 높더라도 앞쪽이 넓은 것이 좋다.
발을 보면 질병을 알 수 있다
발은 심장과 가장 멀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감각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될 수 있다.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윤재영 진료부장은“말초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발끝 혈관에 여러 종류의 노폐물이 끼거나 막혀 피가 공급되지 못해 피 속 영양분이 근육과 세포에 공급되지 못하고 손발이 저리고 차가워질 수 있다”며“혈관의 막힘 정도가 심하면 염증이 생기고 썩어들어가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도 신경과 혈관에 장애가 생기면서 처음에는 발이 시리거나 저리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상처가 나면 아물지 않고 괴사하는 족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15%가 이와 같은‘당뇨발’을 갖고 있다. 특히 발 감각이 떨어지는 당뇨병 환자는 발에 작은 상처를 입거나 무좀이나 습진이 생겨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병 환자들은 자신의 발을 정기적으로 검사해봐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발톱 깎을 때도 조심하고, 찰과상, 통증을 주는 신발은 피한다.
내 발을 사랑하자
발 마사지는 발에 있는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피를 잘 통하게 하여 근육이 피로할 때 생기는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세포에 산소나 양분의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마사지할 때는 발바닥의 아치 밑이나 발가락 사이의 작은 근육들을 집중적으로 한다. 마사지는 발에서 심장 쪽 방향으로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발을 42~44℃ 정도의 따뜻한 물에 10 ~ 15분 동안 담그는 족욕도 혈액순환을 촉진해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여건이 된다면 모래나 흙 위를 맨발로 걷는다. 신발을 항상 신고 다니는 현대인은 일정한 신발 모양 때문에 체중 부하를 받는 부위가 일정하다. 맨발로 모래나 흙 위를 걸으면 평소 체중 부하가 안 되던 부위 근육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발에 상처가 있거나 당뇨가 있어 발 감각이 저하된 경우에는 뜨거운 모래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맨발로 걷는 것은 금물이다.
발 건강을 생각하는 신발 고르기
1 자신의 발에 딱 맞는 신발을 고른다. 신발의 길이가 적당한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운동화를 신은 다음 엄지손가락을 엄지발가락 끝에 놓고 눌러보아 신발 앞 끝부분이 눌리는 정도로 확인한다. ‘Rule of Thumb’라고 하며 이때 엄지가 가볍게 약간 눌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엄지가 쑥 들어가 여유가 생기면 신발이 발보다 크다는 뜻이다. 보통 신발 끝에서 발끝까지 약 1/2인치의 여유를 두는 것이 적당하다.
2 신발은 저녁 무렵에 구입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발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가장 작고, 저녁 무렵에는 5~10mm 커지는 경향이 있다. 오전 중에 신발을 구입하면 발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뿐 아니라 발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신발을 시험 삼아 신어볼 때는 선 상태에서 신어보는 것이 좋다. 의자에 걸터 앉았을 때와 서 있을 때 발의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 있을 때가 앉았을 때보다 발이 10mm까지 커질 수 있다.
3 양쪽발크기에 따라 신발을 고른다. 발 사이즈는 오른손잡이인 경우 왼발이 크고 왼손잡이인 경우 오른발이 큰 경우가 많다. 신발을 고를때는 큰 발에 사이즈를 맞추고 양발의 사이즈 차가커 작은쪽 발의신발이 너무 헐거울 경우 양말을두 장 겹쳐 신거나그것도 어려울 경우 양발의중간 크기에 맞추어신발을 고르는것이 좋다.
4 하이힐보다 통굽이 더 무섭다? 요즘 유행하는 통굽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이힐이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를 주는 것보다 통굽이 더 많은 무리를 준다는 것. 정상 보행을 할 때 발뒤꿈치부터 앞꿈치로 옮겨가는 동안 발의 중간에서는 자연스럽게 신발과 발이 구부러지는 운동이 일어난다. 신발은 대부분 바닥이 얇아 이러한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것. 하지만 굽이 두꺼운 통굽은 굽이 구부러지지 않으므로 얘기가 달라진다. 부자연스러운 보행운동은 무릎에 더 많은 무리를 주고 무릎 관절염이 생길 가 능성을 높게 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
|